미륵장군봉, 카르마 길
등반일: 2022년 8월
금요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후 3시 반에 설악으로 향한다.
남양주 톨게이트를 지나는데 선발대와 같이 이동하지 못해 버스로 이동하려고 한다는 분이 있어서
평내호평역에서 픽업하여 한계리 야영장에 도착하니 7시 남짓.
선발대는 아침에 출발해 발왕산을 경유해 장을 보고 사이트 구축을 끝내고 막 식사를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분들과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고 등반을 위해 늦지 않게 취침모드로 들어간다.
6시 기상, 시원한 비단조갯국으로 해장을 하고 미륵장군봉 초입 주차장에 8시 반 남짓 도착하니 거의 만차다.
어프로치를 끝내고 출발점에 도착하니 코락길 마지막 피치를 등반 중인 한팀 외에 다른 팀은 보이지 않는다.
다들 몽유도원도나 청원길을 간건가?
A조는 체게바라로 우리 조는 1P에 올라서야 미륵2009로 목적지를 잡고 이동한다.
1P 오르는 중에 도착한 다른팀이 워킹으로 노총각길과 미륵2009 출발지에 선착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미륵2009 출발점에서 대기하며 앞팀 등반을 지켜보는데 1P 오르며 많이 힘겨워하는 모습에
짧은 인터넷 서치 끝에 '카르마'로 향한다.
카르마 피치 별 난이도
- 1p. 10a
- 2p. 10c (수정 난이도: 11c)
- 3p. 10b (수정 난이도: 10d)
- 4p. 10d
1P
첫볼트 넘어서는 구간은 왼손 홀드가 좋아 조금만 일어서면 어렵지 않고 통과하고
확보점까지는 대략 5.9의 난이도인 듯하다.
2P
완만한 슬랩구간을 지나고 페이스가 나타난다.
페이스 전에 확보점이 있을 줄 알았는데 페이스를 지나야 타이탄 2P 확보점 옆에 두번째 피치 확보점이 나타난다.
자유등반으로 통과하려고 시도하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이게 10c라고?'
확보자와의 거리도 멀어 추락에 대한 위험부담도 크게 느껴진다.
텐을 받고 홀드를 찾아 두리번 거리지만 쉽게 무브가 나오지 않는다. 손 홀드는 가능할 것 같은데 발이 없다.
너무 고민하지 않고 슬링을 연결하여 밟고 일어서서 클립, 이후 무브도 나오지 않아 인공으로 통과하고 마무리한다.
타이탄을 등반 중인 여성 클라이머 분이 2P는 10c고 카르마의 크럭스는 4p라고 리마인드를 해 주신다.
아무리 봐도 2P가 10c처럼 느껴지진 않지만서도 ...
나중에 찾아보니 11c~d 정도의 난이도라고 한다. 세상에 믿을 X 없다 ㅡㅡ;
3p
우측 1시 방향으로 사선으로 진행되는 루트이다.
두번째 볼트까지는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후는 등반라인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사선으로 밸런스를 잡고 넘어가야 그 다음 볼트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후는 확보점까지 쭈욱~ 사선으로 등반라인이 형성되어 있다.
마지막 볼트를 통과하는데 다음 손홀드가 너무 멀고, 밸런스가 틀어지는 무브다.
몇번 시도하다 퀵드로 잡고 살짝 당긴다음 넘어간다. 10b 아니고 10d라고 한다. ㅡㅡ;
4p
문제의 크럭스 구간
첫 수직벽과 이어지는 두번째 살짝 배나온 턱을 넘는게 어려워 보인다.
첫 수직벽에서 레이백으로 살짝 일어나서 우측 턱을 잡고 클립,
두번째와 세번째 클립까지 클림프 홀드지만 발을 잘 찾아서 진행한다.
수직벽의 마지막 볼트를 넘어가는데 펑핑이 온다. 한번 테이크 받은 다음 통과한다.
수직벽에 클림프 홀드라 힘이 들지만 다음에는 테이크 없이 통과 가능한 수준이다.
후등자를 고려해 슬링을 걸어두고 왔어야 했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ㅡㅡ;
두번째 살짝 배가 나온 턱은 좌측으로 통과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우측 등반라인도 봤는데 손홀드가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이후는 포켓으로 이어지는데 그리 좋은 홀드가 아니라 밸런스가 필요하다.
초반에 힘을 많은 쓴 상태라 50미터 가량 진행되는 4p에 대한 선등자의 '절대고독'이라는 말이 왜 붙었는지 알것만 같다.
중간에 한번 끊으면 좋았으련만...
나중에 찾아보니 여기도 10d가 아니고 11a라고 한다. ㅡㅡ;
힘들게 오르긴 했지만 처음 오르는 길이라 루트 파인딩의 묘미가 있었다.
2P와 4P의 확보점 위치가 좀 애매한 것 같다.
등반의 안전성을 고려한다면 중간에 한 피치를 더 구성해 5p로 구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개척자가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 루트라는 생각도 든다.
암튼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루트였다.